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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목욕탕서 쫓겨나…외국인들, 코로나보다 차별이 더 무서워요

송고시간2021-01-28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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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그는 지인의 황당한 목욕탕 퇴짜 이야기와 함께 '코로나19 이후 내국인의 외국인 차별이 심해졌다'고 말한다.

그는 "외모적으로 얼굴색이 어두운 흑인이나 동남아시아 출신 외국인에 대한 차별이 더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 악화로 경제적 지원이나 일자리 문제가 대두됐을 때마다 외국인 차별은 더 심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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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적으로 얼굴색 어두운 흑인·동남아 출신 차별이 더 심해"

"재난지원금 왜 받냐" 비난 목소리에 상처…러시아인 혐오 도 넘어

입국하는 외국인
입국하는 외국인

[연합뉴스 자료사진]

(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목욕탕에 못 들어가고 쫓겨났다고 합니다."

한국에 온 지 6년 차에 접어든 베트남 출신 김모(30)씨.

그는 지인의 황당한 목욕탕 퇴짜 이야기와 함께 '코로나19 이후 내국인의 외국인 차별이 심해졌다'고 말한다.

최근에는 지인들로부터 외국인이라서 식당 등 다중시설에 들어가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수시로 듣고 있다고 했다.

7살 아이를 키우는 김씨는 코로나 이후 외국인에 대한 시선이 부정적으로 변했다며 불안에 떨었다.

그는 "외모적으로 얼굴색이 어두운 흑인이나 동남아시아 출신 외국인에 대한 차별이 더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28일 부산여성가족개발원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외국인 주민의 46.7%가 '불안하고 두려웠다'고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에 대한 내국인의 차별과 편견이 강화되었다'는 인식도 35.5%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 악화로 경제적 지원이나 일자리 문제가 대두됐을 때마다 외국인 차별은 더 심화했다.

이들은 정부로부터 재난지원금을 지급받을 때도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주변의 힐난을 듣기도 했다.

김씨는 "'세금도 내지 않는 외국인들이 왜 재난지원금을 받냐'며 비난하는 목소리가 컸다" 며 "외국인 노동자도 취업 비자를 받고 한국에서 일하고 세금도 다 낸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 있는 베트남인들이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네트워크(SNS)를 많이 이용하는데 관련 악성 댓글을 볼 때마다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덧붙였다.

중국인은 출입금지?…혐오·차별 확산 우려 (CG)
중국인은 출입금지?…혐오·차별 확산 우려 (CG)

[연합뉴스TV 제공]

경기 악화로 부족한 일자리에 대한 불만 역시 외국인을 향했다.

베트남에서 온 또 다른 외국인 A씨는 "일하는 현장에서 외국인이 일자리를 다 차지한다며 숙덕거려 소외감을 느꼈다"며 "코로나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는 비행기도 없어 어쩔 수 없이 남아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한국말을 잘하게 될수록 안 좋은 말을 더 잘 알아듣게 돼 슬프다"고 호소했다.

김혜정 부산여성가족개발원 연구위원은 "외국인에 대한 부정적 시선은 경제가 악화하면서 강화됐다"며 "일자리가 사라지자 외국인 채용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부산의 경우 부산항에 입항한 러시아 선박에서 확진자가 다수 나와 러시아인들에 대한 혐오도 늘었다.

러시아 확진 이후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미개하다"는 내용을 비롯 심지어 "사살해야 한다" 등 입에 담을 수 없는 극단적인 표현이 올라오기도 했다.

러시아인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거리를 지나갈 때면 숨을 참거나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욕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도 잇달았다.

이에 대해 김혜정 연구위원은 "외국인 주민 증가는 본격적인 다민족, 다문화 사회를 의미하는 것"이라며 "이들이 부산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적 지원과 함께 살아가는 이웃으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psj1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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